건강에 좋고 새콤달콤한 맛으로 사랑받는 과일, 키위.
요즘은 샐러드에도 올라가고, 디저트에도 빠지지 않는 인기 과일이죠.
그런데 혹시, 이 키위가 원래 한국 과일이었다는 이야기,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키위는 사실 한국의 토종과일이었다.
오늘의 먹키백과에서는, 키위가 키위로 불리게 된 유래를 알려드리겠습니다!

키위의 진짜 정체는 '다래'
키위의 원산지는 사실 중국 남부와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시아입니다.
우리가 흔히 ‘키위’라고 부르는 이 과일은, 본래 ‘다래’라고 불리던 덩굴성 식물이에요.
고려사에도 이 다래가 등장하는데요,
연산군이 다래를 워낙 좋아해서 신선하게 보존되도록
“가지와 덩굴이 달린 채로 상납하라”며 감사를 질책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랍니다.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랏다에서 다래를 맡고 있습니다.
https://ko.wikipedia.org/wiki/%EB%8B%A4%EB%9E%98#/media/%ED%8C%8C%EC%9D%BC:Actinidia-arguta.jpg
즉, 키위의 조상은 오래전부터 한국에서도 자라고 있었던 토종 과일인 셈이에요.
키위라는 이름을 가지기까지...
그렇다면 이 다래가 어떻게 ‘키위’라는 이름의 글로벌 과일이 되었을까요?
이야기의 출발은 1906년, 뉴질랜드의 메리 프레이저(Mary Fraser) 여사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녀는 당시 뉴질랜드 왕가누이(Wanganui) 여자학교의 교장이었는데,
중국 후베이성 이창(宜昌)에 있는 자매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지금의 키위 씨앗을 얻게 되죠.
귀국한 그녀는 이 씨앗을 학교 인근 농부에게 전했고,
1910년경 뉴질랜드 땅에서 첫 키위 열매가 맺히게 됩니다.
냉전이 만든 ‘키위’라는 이름
초기 뉴질랜드 사람들은 이 과일을 ‘차이니즈 구즈베리(Chinese Gooseberry)’라고 불렀습니다.
중국에서 온 과일이라는 뜻이죠.
그러던 중,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뉴질랜드 육군이 차이니즈 구즈베리 농장을 징발하게 되는데요,
농장 근처에는 미군이 주둔하게 되었고,
미군 병사들이 이 과일을 맛본 뒤 “이거 뭐야? 너무 맛있어!”라며 반하게 됩니다.
이후 뉴질랜드에서는 이 과일을 본격적으로 수출하기 시작했고,
미국 시장에도 점차 알려지게 됩니다.

당시 뉴질랜드 및 서양을 강타했던 차이니즈 구즈베리의 모습
https://paperspast.natlib.govt.nz/periodicals/NZJAG19500315.2.47
하지만 1950년대 냉전 시기,
‘차이니즈(중국산)’라는 이름은 미국 시장에서 그다지 반가운 단어가 아니었죠.
중공군과의 전투, 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대립이라는 분위기 속에서
“중국 이름은 좀 꺼려진다”는 이유로, 이름을 바꾸게 됩니다.
키위새에서 온 이름
처음엔 ‘멜로네트(Melonette)’라는 이름도 제안되었지만,
미국의 관세법상 멜론은 고세율 품목이었기에 포기하게 되고,
결국 뉴질랜드를 상징하는 새, ‘키위(Kiwi)’의 이름을 따서 '키위’라는 이름이 탄생하게 됩니다.
이후 신선하고 이국적인 이미지로
‘키위 = 뉴질랜드 과일’이라는 인식이 퍼지게 된 거죠.

결국 다래, 차이니즈 구즈베리라는 이름을 넘어 '키위'라는 귀여운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https://www.doc.govt.nz/nature/native-animals/birds/birds-a-z/kiwi/
정리하자면,
- 키위의 원산지는 중국과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 고려시대부터 다래로 불리며 궁중 진상품으로 쓰였고
- 뉴질랜드에 씨앗이 전해져 키위로 브랜드화
- 냉전 시기에 중국색을 지우기 위해 이름을 바꾼 사례
즉, 지금 우리가 먹는 ‘키위’는
한국에서 수천 년 전부터 자라온 토종 과일 '다래'가 세계화된 버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것도 냉전과 마케팅이 만들어낸 글로벌 이미지라는 게 흥미롭지 않으신가요?
다음에 키위를 드실 때,
“이거 원래 우리나라 과일이야~” 하고 주변에 한 마디 툭 던져보세요.
지금껏 몰랐던 이야기 하나로
식탁이 조금 더 특별해질지도 모르니까요!
다음 시간에도 맛있고 재밌는 이야기로 돌아올게요.
아는 것이 맛이다 – 먹키백과였습니다 :)

출처 : 전쟁사에서 건진 별미들, 윤덕노
